
공연을 기획하고, 대관을 심사하고, 시민의 문의에 답하는 일. 문화예술기관의 평범한 업무 하나하나가 인권과 맞닿아 있다는 점을 짚는 교육이 구리문화재단에서 진행됐다.
김범일 법정교육연구소 대표는 9일 구리문화재단 임직원을 대상으로 3시간 동안 인권감수성과 문화예술 현장의 인권 실천을 주제로 강의했다. 이날 교육은 국가인권위원회 국가인권교육원의 요청으로 마련됐다.
“구리문화재단에서 인권은 어디서 시작되는가”
교육의 핵심은 인권을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재단의 실제 업무로 바라보는 데 있었다.
강의에서는 공연·전시는 시민의 문화향유, 대관·공모는 공정한 기회, 관람·참여는 접근과 참여, 민원·소통은 존중과 공감의 문제로 연결했다. 장애 여부나 연령, 정보 접근성 등에 따라 누군가 문화예술 참여에서 배제되고 있지는 않은지도 함께 살펴야 할 인권의 문제로 제시됐다.
대관 기준 하나, 안내 한마디에도 인권이 있다
대관과 공모에서는 기준을 미리 공개하고 누구에게나 일관되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선정 여부를 떠나 절차와 결과를 존중의 언어로 설명하는 것까지 공정성의 일부라는 설명이다.
시민 응대에서도 단순히 “규정상 어렵다”고 끝내기보다 적용되는 기준을 설명하고, 필요한 경우 다음 절차나 확인 방법까지 안내해야 한다고 짚었다. 행정의 친절을 넘어 상대방이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존중이라는 취지다.
개인정보와 조직 내부 관계도 인권의 영역
예매와 대관, 공모, 프로그램 신청 과정에서 다루는 개인정보 역시 단순한 행정정보가 아니라 사람이 기관에 맡긴 정보라는 점이 강조됐다. 필요한 범위에서 수집하고 안전하게 관리하는 일도 인권 실천의 한 부분이라는 설명이다.
조직 내부에서는 직급과 역할이 달라도 사람의 존엄은 동등하다는 원칙이 제시됐다. 차별·모욕·부당한 배제·괴롭힘 역시 존엄과 평등이 훼손될 때 나타날 수 있는 인권침해의 한 형태로 다뤄졌다.
문화향유는 넓히고, 관계는 평등하게
이날 교육은 문화예술기관이 실천할 인권의 기준을 다섯 가지로 압축했다. 문화향유는 넓히고, 기회는 공정하게 열며, 안내는 존중으로 하고, 정보는 안전하게 지키며, 관계는 평등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문화예술기관의 인권은 거창한 선언보다 다음 공연과 공모, 시민 응대에서 먼저 확인된다. 누가 배제되고 있는지, 절차는 공정한지, 충분히 설명하고 있는지를 일상의 업무에서 살피는 것, 이날 교육이 남긴 가장 구체적인 과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