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토킹 신고를 했는데도 피해를 막지 못한 채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사건이 반복되자 경찰이 대응 방식을 전면 바꾼다. 앞으로는 접수되는 모든 스토킹 사건을 신고 당일 조사하고, 피해자 보호와 고위험 가해자 관리도 한층 강화한다. 경찰은 이번 제도 개편을 통해 사건 발생 이후 대응에서 벗어나 범죄를 사전에 차단하는 예방 중심 치안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청은 지난 5일 열린 '2026년 하반기 정부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관계성 범죄 대응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스토킹을 단순한 갈등이 아닌 살인 등 강력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고위험 범죄로 보고, 초기 대응의 속도와 피해자 보호를 동시에 강화하는 것이 이번 정책의 핵심이다.
핵심만 보면
● 스토킹 사건은 모든 신고를 접수 당일 조사하는 '전건접수 즉일조사' 원칙 적용
●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격리, 위험성 평가를 초기 단계부터 강화
● 고위험 가해자 위치정보 공유 추진
● 상반기 스토킹 가해자 전자장치 부착 661% 증가
● 경찰수사심의위원회 법제화·내부비리수사대 신설 추진
무엇이 달라지나…스토킹 대응체계 전면 개편
가장 큰 변화는 스토킹 사건 처리 방식이다.
경찰은 앞으로 접수되는 모든 스토킹 신고를 당일 조사하는 '전건접수 즉일조사' 원칙을 적용한다. 신고 접수 이후 위험성 평가를 신속하게 실시하고, 피해자 보호조치와 접근금지 등 긴급응급조치 여부를 즉시 검토한다.
필요한 경우 가해자 분리와 사후관리까지 연계해 재범 위험을 낮추고, 피해자가 반복적으로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대응체계를 강화한다.
또 법무부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고위험 스토킹 가해자의 위치정보를 공유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는 재범 가능성이 높은 가해자를 지속적으로 관리해 살인 등 추가 강력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기존 제도와 무엇이 달라졌나
기존에도 경찰은 스토킹 신고가 접수되면 현장 출동과 긴급응급조치, 잠정조치 등을 활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위험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거나 초기 대응이 늦어 피해가 확대됐다는 비판이 반복돼 왔다.
이번 정책은 모든 사건을 접수 당일 조사하는 원칙을 명확히 하고, 위험성 평가와 피해자 보호를 하나의 대응체계로 관리하도록 한 점이 가장 큰 변화다. 단순히 조사 시점을 앞당기는 것이 아니라 초기 대응의 질을 높이겠다는 의미다.
숫자로 보는 변화
● 고위험 관계성 범죄 가해자 구속영장 신청·유치 62% 증가
● 스토킹 가해자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661% 증가
● 모든 스토킹 신고 당일 조사 원칙 적용
경찰은 올해 상반기 관계성 범죄 대응 과정에서 고위험 가해자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과 유치를 적극 확대했다.
스토킹 가해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역시 크게 증가했다. 다만 전자장치 부착은 법원의 심사를 거쳐 결정되는 제도로, 모든 스토킹 사건에 자동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수사 신뢰 회복 위한 조직 쇄신도 추진
경찰은 관계성 범죄 대응 강화와 함께 수사 신뢰 회복을 위한 조직 개편도 추진한다.
연내 경찰법 개정을 통해 경찰수사심의위원회에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외부 전문가 중심으로 운영해 공정성과 독립성을 높일 계획이다.
또 국가수사본부장 직속으로 내부비리수사대를 신설해 경찰 내부 비위와 부패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고, 형사소송법 개정에 대비한 상시 보완수사 점검 체계도 운영할 방침이다.
왜 지금인가…반복된 스토킹 강력범죄가 정책을 바꿨다
이번 정책은 최근 잇따른 스토킹 강력범죄가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
특히 올해 경기 남양주에서 발생한 스토킹 살인사건은 신고와 위험 신호가 있었음에도 피해를 막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정부는 관계성 범죄 대응체계를 전면 재점검할 것을 주문했고, 경찰도 초기 대응 시스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마련했다.
전문가들은 스토킹 범죄는 반복성과 집착성이 강한 특성이 있는 만큼 초기 위험성을 얼마나 정확하게 판단하고 신속하게 개입하느냐가 피해 예방의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현장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이번 정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경찰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피해자 지원기관, 상담기관 간 협력체계도 함께 강화돼야 한다.
기업과 공공기관은 직장 내 스토킹이나 교제폭력 피해 신고가 접수될 경우 피해자 보호조치와 경찰 연계 절차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학교와 복지시설도 피해자 보호 매뉴얼을 재확인하고, 위기 상황 발생 시 대응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스토킹 피해를 겪고 있는 시민은 문자메시지, 통화기록, CCTV, 블랙박스 영상 등 반복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보관하고 즉시 112에 신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긴급응급조치와 접근금지, 피해자 보호제도에 대해서도 적극 안내받을 필요가 있다.
피플소사이어티 해설│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위험성 평가의 정확성'
'전건접수 즉일조사'는 스토킹 대응의 출발점을 앞당긴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신고를 당일 조사하는 것만으로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책의 성패는 현장에서 위험성을 얼마나 정확하게 평가하고, 고위험 피해자에게 필요한 보호조치를 얼마나 신속하게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지역별 대응 수준의 격차를 줄이고 전문성을 높이는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번 제도는 스토킹을 개인 간 갈등이 아니라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로 관리하겠다는 경찰의 정책 전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으로는 '전건접수 즉일조사' 원칙이 전국 경찰 현장에서 얼마나 일관되게 실행되는지가 정책의 실질적인 성과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CHECK POINT
✔ 스토킹 신고는 앞으로 원칙적으로 접수 당일 조사 대상이 된다.
✔ 반복적인 연락·미행·주거지 배회 등도 스토킹 범죄가 될 수 있다.
✔ 긴급응급조치와 접근금지 등 피해자 보호조치를 요청할 수 있다.
✔ 문자메시지, 통화기록, CCTV 등 증거는 삭제하지 말고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
✔ 위급한 상황에서는 즉시 112에 신고하고 경찰의 피해자 보호제도를 안내받는 것이 필요하다.
출처
경찰청 「2026년 하반기 정부 업무보고」(2026년 8월 5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