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잡히지 않는 기름값에 대응하기 위해 100년 넘게 유지해 온 해운 규제 완화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미국 항구 간 화물 운송을 자국 선박에만 허용해온 '존스법'의 적용 중단을 한 번 더 연장해, 외국 선박도 계속 미국 내 연료 운송을 할 수 있게 하려는 움직임이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는 16일 만료되는 존스법 유예 기간을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배경에는 이란과의 대치가 길어지며 국제유가가 오르고, 미국 내 휘발유 가격도 덩달아 뛰고 있는 상황이 있다. 정부는 외국 선박의 국내 연료 운송을 계속 허용하면 공급이 늘어 기름값 상승세를 다소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1920년 제정된 존스법은 미국 항구 사이 화물 운송을 미국에서 건조되고 미국인이 소유·운영하는 선박에만 맡기도록 한 법으로, 자국 해운산업과 안보를 지키기 위한 대표적 보호 규제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이란과의 갈등 이후 이 법 적용을 60일간 처음 중단했고, 이후 90일을 더 연장했다. 오는 16일 끝나는 이번 유예는 존스법 시행 이래 가장 긴 적용 정지 사례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트럼프 행정부가 쓸 수 있는 몇 안 되는 현실적 유가 대응 수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래피던에너지그룹의 밥 맥널리 대표는 호르무즈 해협 정세 탓에 사우디아라비아 증산 요청도 실효성이 낮고, 초과이윤세나 가격 통제 역시 현실성이 떨어지는 만큼 존스법 유예가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현재 갤런당 4달러 안팎인 휘발유 가격이 이번 조치로 낮아지더라도 그 폭은 몇 센트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반발도 만만치 않다. 미국 해운업계는 외국 선박에 국내 항로를 계속 열어주면 자국 해운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해운파트너십의 제니퍼 카펜터 회장은 이 조치가 결국 미국 내 상업 운송을 중국·러시아 연계 기업에 넘기는 셈이라며 자국 해운업 경쟁력을 훼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도 반발이 나온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등 공화당 의원들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에게 존스법 유예의 추가 연장을 중단해달라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