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노인일자리 현장에서도 ‘얼마나 오래 일했는가’보다 ‘얼마나 안전하게 활동했는가’가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65세 이상이 참여하는 노인역량활용사업에서는 폭염으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일과 서로를 배려하는 문화가 지속 가능한 사회참여의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남양주 해피누리노인복지관(관장 이 전)은 노인역량활용사업 참여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인권 및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교육을 실시했다. 참여 인원이 많은 만큼 교육은 두 차례로 나누어 진행됐으며, 인권과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이해뿐 아니라 폭염 속 건강관리와 안전한 활동문화의 중요성을 함께 공유하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교육은 법정교육연구소 김범일 대표가 진행했다.
근로계약으로 운영되는 노인역량활용사업…안전도 근무환경의 일부
노인역량활용사업은 과거 사회서비스형으로 운영되던 사업의 공식 명칭으로, 어르신들의 경력과 경험을 활용해 돌봄, 복지, 교육, 안전관리 등 지역사회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인일자리 사업이다.
보건복지부의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운영안내」에 따르면 참여자는 수행기관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월 60시간을 기준으로 활동한다. 단순한 봉사활동이 아니라 근로계약에 따라 운영되는 일자리인 만큼,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 역시 중요한 근무 여건에 포함된다.
또한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은 노인이 일자리와 사회활동을 통해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를 영위하며 사회참여를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제도의 목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폭염 속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몸부터 살피는 것'
폭염은 모든 사람에게 찾아오지만 위험은 누구에게나 같지 않다. 특히 고령자는 체온 조절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만성질환이나 복용 중인 약물의 영향으로 온열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체감온도 33도 이상에서 이루어지는 폭염 작업은 원칙적으로 2시간 이내마다 20분 이상의 휴식을 제공하도록 하고 있으며, 시원한 물과 냉방시설, 작업시간 조정 등 폭염 안전수칙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기준온도에 도달했는지가 아니라 자신의 몸이 보내는 신호를 먼저 살피는 일이다. 어지럼증이나 두통, 메스꺼움, 심한 피로감 등이 나타난다면 무리해서 활동을 이어가기보다 즉시 담당자에게 알리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인역량활용사업에서의 책임감은 끝까지 버티는 것이 아니라 건강을 지키며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데 있다.
인권은 '쉬어도 되는 문화'에서 시작된다
이번 교육에서는 인권을 거창한 권리로 설명하기보다 일상 속 작은 실천으로 풀어냈다.
동료가 힘들어 보이면 먼저 안부를 묻고,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휴식을 권하며, 도움이 필요할 때는 함께 살피는 문화가 결국 인권을 실천하는 첫걸음이라는 점이 강조됐다.
무더위 속에서도 쉬겠다는 말을 쉽게 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있다면 그것은 건강에도, 안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노인일자리 현장에서는 '참는 것이 성실함'이라는 인식보다 '안전하게 활동하는 것이 책임'이라는 문화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교육에 앞서 이 전 관장도 최근 계속되는 폭염 속에서 무엇보다 건강을 우선하고, 몸에 이상이 느껴질 경우 무리하지 말고 충분히 휴식하며 안전하게 활동해 줄 것을 당부했다.
장애인식개선은 서로 다른 조건을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교육 역시 같은 맥락에서 진행됐다.
장애인식개선은 장애인을 특별한 존재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마다 신체적 조건과 필요한 지원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은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교육을 통해 장애에 대한 편견을 줄이고 차별 없는 근무환경을 조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인일자리 현장에서도 장애나 만성질환이 있는 참여자는 활동 속도와 업무 방식, 필요한 휴식이 다를 수 있다. 이를 개인의 의지 부족으로 바라보기보다 서로를 이해하고 필요한 지원을 함께 찾는 문화가 건강한 공동체를 만든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복지'가 지역사회를 더욱 건강하게 만든다
교육이 진행된 해피누리노인복지관은 노인역량활용사업을 비롯해 평생교육, 건강증진, 여가문화, 상담 등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운영하며 지역 어르신들의 건강한 사회참여를 지원하고 있다.
참여 인원이 많아 같은 교육을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한 것도 안전하고 내실 있는 교육 운영을 위한 선택이었다.
폭염은 이제 계절적 현상이 아니라 일상의 위험이 되고 있다. 그럴수록 노인일자리 현장에서 가장 먼저 지켜야 할 것은 업무의 속도가 아니라 사람의 건강이다.
노인역량활용사업이 오래 지속되는 사회참여의 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더우면 쉬고, 몸이 보내는 신호를 먼저 살피며, 서로를 배려하는 문화'가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아야 한다. 이날 해피누리노인복지관에서 진행된 교육은 인권이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