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의 안전 수준도 이제 외부에 공개되는 정보가 된다.
오는 8월 1일부터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안전보건공시제가 시행된다. 산업재해 예방 활동과 안전보건관리체계 운영 실적을 사회에 공개하는 제도가 본격 도입되면서 기업뿐 아니라 공공기관과 협력업체도 안전관리 체계를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이번 제도는 단순히 공시 의무를 하나 더 추가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사고가 발생한 뒤 책임을 묻는 방식에서 벗어나 예방 중심의 안전관리 수준을 객관적으로 공개하고 확인하는 체계로 정책 방향을 전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안전도 이제 기업이 공개해야 하는 경영 정보다
안전보건공시제는 산업재해 발생 현황과 안전보건관리체계 운영, 산업재해 예방 활동 등 법령에서 정한 안전보건 정보를 정기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제도다.
공시 의무는 상시근로자 500명 이상 사업주와 연간 건설공사금액 1,200억 원 이상 건설사업주부터 적용된다.
다만 이는 제도의 첫 적용 대상이다. 안전관리 수준을 객관적으로 공개하는 제도가 도입되면서 안전은 생산성과 재무성과를 넘어 기업의 신뢰를 보여주는 새로운 경영 지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사회(S) 분야와도 맞닿아 있다.
최근에는 산업재해 예방 노력과 안전관리 수준을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요소로 바라보는 흐름도 확산되고 있어 안전보건공시제의 의미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공시 대상은 일부지만 변화는 산업 전반으로 이어진다
이번 제도의 직접적인 공시 의무는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주에게 적용되지만 실제 영향은 공시 대상 기업에만 머물지 않는다.
공시 항목에는 관계수급인(협력업체) 근로자의 산업재해 현황도 포함된다. 이에 따라 원청기업은 협력업체의 안전관리 수준까지 함께 관리해야 하는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
공공기관 역시 발주와 용역, 위탁사업이 늘어나면서 협력업체의 안전관리 수준을 이전보다 면밀하게 확인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민간기업도 공급망 전체의 안전 수준이 기업의 신뢰와 직결될 수 있는 만큼 협력업체 관리체계를 함께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공시 의무는 일부 기업에서 시작되지만 안전관리 수준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공유하는 문화는 산업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현장이 주목하는 것은 '공시'보다 '기록'이다
산업안전 실무자들이 이번 제도를 주목하는 이유는 공시 자체보다 안전관리 기록에 있다.
안전교육을 실시했더라도 교육일지와 참석 기록이 정리돼 있지 않으면 실적을 객관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위험성평가를 실시했더라도 개선 조치와 이행 결과가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으면 안전관리 수준을 입증하기 쉽지 않다.
협력업체 안전점검 결과와 개선 이력 역시 향후 기업의 안전관리 수준을 설명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는 안전활동을 수행하는 것만큼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축적하는 일이 중요해지고 있다.
현장 포인트 | 이제는 '안전을 했는가'보다 '증명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안전보건공시제는 새로운 규제를 늘리는 제도라기보다 기업의 안전관리 수준을 사회가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기업은 우선 공시 대상 여부를 확인하고 산업재해 통계와 안전보건관리체계 운영 기록, 위험성평가 결과, 협력업체 안전관리 자료 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공공기관 역시 발주와 위탁사업 전반의 안전관리 기준과 관리 체계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앞으로는 사고가 발생한 뒤 책임을 묻는 것보다 예방을 위해 어떤 관리체계를 구축했고 이를 어떻게 운영하고 개선해 왔는지가 기업의 신뢰와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안전을 관리하는 시대를 넘어 안전을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증명하는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공식 출처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일부개정령」(2026년 8월 1일 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