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원 접수부터 음식 주문, 기차표 예매, 민원서류 발급까지 키오스크(무인정보단말기)는 일상생활의 주요 서비스 창구가 됐다. 그러나 시각장애인은 화면 정보를 확인하기 어렵고, 휠체어 이용자는 화면이나 결제 단말기의 위치 때문에 직접 조작하기 힘든 경우가 있다. 복잡한 화면 구성과 짧은 선택 시간은 고령층과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새로운 장벽이 된다.
정부가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키오스크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조·운영업계와 현장 개선책을 논의했다. 이번 논의의 핵심은 접근성 의무를 새로 만들 것인지가 아니라, 이미 전면 시행된 제도를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게 하는 데 있다.
7월 24일 제조·운영업계 간담회…현장 안착 방안 논의
보건복지부와 한국장애인개발원은 7월 24일 오후 2시 서울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 ‘장애인 정보접근성 확대를 위한 전문가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보건복지부와 한국장애인개발원, 비버웍스, 은행연합회, 무인정보단말기 보조기기 업체 등 10개 기관이 참석했다.
이번 자리는 무인정보단말기를 실제로 제조·운영하는 업체들과 장애인 정보접근성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지난 6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7월 초 소상공인연합회와 간담회를 연 데 이어 제조·운영업체와 보조기기 업계로 의견수렴 범위를 넓혔다.
다만 이번 간담회에서 새로운 법적 의무나 별도의 시행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제조·운영 현장에서 나타나는 어려움을 확인하고, 이미 시행된 접근성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후속 논의에 가깝다.
접근성 의무는 이미 시행 중…“새 의무화 검토”와 구분해야
보건복지부는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26년 1월 28일부터 무인정보단말기에 대해 장애인 등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정당한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따라서 키오스크 접근성 의무화 자체가 아직 검토 단계인 것은 아니다.
정부는 장애인의 정보접근권 보장을 위해 「장벽 없는 무인정보단말기 지침」도 배포해 설치·운영 기준을 제시했다. 제도 시행 초기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와 협업하며 현장 안착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간담회의 뉴스 가치는 법적 의무의 신설보다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제조사와 운영업체가 겪는 기술적·비용적 어려움을 정부가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에 있다.
‘설치’보다 중요한 실제 이용…장애 유형별 접근성 살펴야
장벽 없는 키오스크는 단말기를 설치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시각장애인이 화면 정보를 음성으로 확인할 수 있는지, 휠체어 이용자가 화면과 결제 장치에 접근할 수 있는지, 이용자가 충분한 시간 안에 메뉴를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는지까지 실제 사용 과정에서 점검해야 한다.
글자 크기와 명도 대비, 음성안내, 단순하고 일관된 화면 구성, 조작부의 위치와 높이 등은 장애인뿐 아니라 고령층과 외국인,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의 이용 편의에도 영향을 미친다. 접근성을 특정 계층을 위한 별도 기능이 아니라 서비스 설계의 기본 조건으로 봐야 하는 이유다.
정부 역시 장애인이 일상생활 전반에서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정보에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을 필수 과제로 보고 있다. 차전경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장은 장애인이 차별 없이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과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병원·음식점·금융기관도 설치·운영 기준 점검해야
키오스크를 운영하는 병원과 음식점, 프랜차이즈, 금융기관, 공공기관, 문화시설은 접근성 의무가 이미 시행되고 있다는 점을 전제로 현재 단말기와 운영 방식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새 기기를 도입할 때는 가격과 기능뿐 아니라 장애 유형별 이용 가능성, 보조기기 연계 여부, 화면과 결제 장치의 위치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기존 기기는 정부의 「장벽 없는 무인정보단말기 지침」과 관련 지원 정책을 확인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살펴야 한다.
정부가 업계와 연속 간담회를 이어가는 만큼 향후에는 현장 적용 과정에서 확인된 어려움과 지원 방안이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될 가능성이 있다. 사업자는 추가 의무가 발표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현행 기준에 맞춰 접근성을 점검하고, 장애인 이용자가 실제로 혼자 서비스를 완료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 한눈에 보기
Q. 이번 간담회에서 새로운 의무사항이 발표됐나?
아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추가 의무나 새로운 시행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무인정보단말기의 정당한 편의 제공 의무는 2026년 1월 28일부터 이미 전면 시행 중이다.
Q. 키오스크 운영 사업자는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
정부의 「장벽 없는 무인정보단말기 지침」과 현행 설치·운영 기준, 관계 부처의 지원 정책을 확인하고 현재 단말기의 접근성을 점검해야 한다.
Q. 접근성 개선은 누구에게 도움이 되나?
장애인뿐 아니라 고령층, 외국인, 디지털 취약계층 등 다양한 이용자의 정보접근권과 서비스 이용 편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