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00원짜리 아이스크림이 특수절도가 되는 나라?
[글, 그림: 곽수아 ] 그림책 인권활동가, 2026년 국가인권위원회 위촉강사, 인권교육강사
1,500원짜리 아이스크림 하나.
누군가에게는 더운 여름날의 작은 간식이지만, 발달장애인 두 사람에게는 '특수절도'라는 이름으로 남았습니다.
경찰은 아이스크림을 함께 먹었다는 이유로 두 사람에게 특수절도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사건은 결국 기소유예로 마무리됐지만, 당사자와 가족이 겪은 두려움과 상처는 기소유예라는 처분 하나로 지워지지 않습니다.
가게주인과 보호자는 합의를 했습니다.
우리가 질문해야 할 것은 "아이스크림 값을 냈느냐, 안 냈느냐"만이 아닙니다.
경찰은 과연 발달장애인을 이해하려고 했는가?
발달장애인은 상황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방식이 비장애인과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는 법을 만들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장애 특성을 고려하고 필요한 조력을 제공하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법은 있었고, 현장에는 없었습니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보호 장치는 작동하지 않았고, 경미한 사건을 걸러내기 위한 제도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남은 것은 '특수절도'라는 무거운 이름과 한 가족의 깊은 상처였습니다.
법은 사회를 지키기 위해 존재합니다.
그러나 법이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는 순간, 법은 보호가 아니라 두려움이 됩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 사건이 특별한 예외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장애인의 특성을 이해하기보다 먼저 죄명을 찾고, 지원보다 절차를 앞세우며, 인간보다 사건을 먼저 바라보는 관행은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법은 모두에게 공평해야 합니다.
그러나 공평함은 모두를 똑같이 대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을 다르게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휠체어 이용자에게 계단만 있는 건물을 제공하면서 "모두 같은 출입구를 사용한다"고 말하는 것이 공평이 아닌 것처럼, 발달장애인을 비장애인과 동일한 잣대로만 수사하는 것 역시 진정한 평등이 아닙니다.
1,500원짜리 아이스크림은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1,500원짜리 아이스크림 하나가 우리 사회에 남긴 질문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지키고 있었고, 무엇을 놓치고 있었을까요.
발달장애인을 범죄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회가 될 것인지, 사람을 먼저 이해하는 사회가 될 것인지. 이제 그 답은 우리 모두가 함께 찾아야 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강한 처벌이 아니라 더 깊은 이해입니다.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범죄를 의심하는 이유가 아니라, 적절한 지원이 시작되어야 하는 이유로 바라보는 사회.
그것이 인권국가가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품격입니다.










